“책은 왜 읽어야 하나요?”
“책을 읽으면 똑똑해지고, 공부도 잘하게 돼.”
“그런데 책 읽기가 정말 싫어요.”
“참고 견디렴. 하루 1시간씩 독서는 꼭 해야 해.”
“…” 독서에 흥미를 잃어버린 아이들의 반응은 비슷비슷하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책 읽기가 시작되기라도 하면 그때부터 방안은 한숨소리로 가득 찬다. 꾸역꾸역 그 시간을 버텨내는 아이 모습에 이런저런 말로 위로도 하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지만 좀처럼 나아지질 않는다. 이런저런 독서법을  열심히 실천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아이가 달라졌다’는 성공후기가 넘쳐나지만,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거듭된 좌절감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쳐버린 부모는 지금까지의 수고에 호응하지 못한 아이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최소한 3-4번은 반복해서 책을 읽도록 해야 합니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필사하고 반복해서 읽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대충 읽은 것입니다. 그럴 땐 단호하게 다시 읽혀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우리의 독서교육은 과거에 프레임에 갇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내놓는 독서방법의 종착지는 언제나 학교성적이다. 독서를 혐오하도록 만드는 온갖 방법들을 무용담 늘어놓듯 소개하면서 독서가 시험점수를 올리는데 특효인 냥 강조한다. 표면상 흥미와 호기심에 의한 독서를 강조하면서 그것과 맞지 않는 정반대의 솔루션을 제안한다. 공부의 수단으로 독서를 전락시키고, 강요에 의한 독서법을 주창하는데도 비판하기는커녕 그런 말들에 호응하기 바쁘다.
세계 꼴찌인 교과(수학, 과학)흥미도와 자신감이 말해주듯 재미없는 공부를 위한 독서는 필시 이들과 운명을 함께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독서포기현상이 두드러지는 것도 재미없는 공부환경이 독서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최저수준의 독서율과 성인 학습의지 꼴찌가 말해주듯 독서를 포기한 아이가 어른이 된다고 해서 반전이 일어나진 않는다. 학교졸업 직후 모든 교과서가 버려지는 것처럼, 독서 역시 동일한 수순을 밟는다.
독서는 ‘잼공(재미있는 공부)’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가진 흥미와 관심을 쫓아 탐구하고, 호기심에 따라 앎의 기쁨을 누리는, 때론 매력적인 이야기에 빠져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창의적인 학습이 독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교과서와 교실은 아이들의 사고를 가두는 틀로 작용하지만, 책은 아이들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도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독서교육은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에 방점을 두며.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창조에 목표를 둔다. 지식(이야기)을 소비하는 독서가 아닌 책을 재료로 지식(이야기)을 생산하는 독서활동을 추구한다. 수동적인 독서가 아니라 자기주도성과 자율성을 토대로 한 능동적인 독서를 지향한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프로젝트학습을 교육의 대안으로 삼아 스무해 가까이 실천하고 연구한 필자의 관점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특히 ‘학습의 재미’를 오랫동안 연구하며 도출한 결과들, 대학원에서 ‘재미기반학습’과 ‘교육과 재미론’ 과목을 9년째 가르치며 쌓아온 노하우 등이 독서교육에 맞게 설명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필자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적용돼 왔으며, 나름 훌륭한 독서가로 성장 중에 있다.
이러한 「잼공독서 프로젝트」는 ‘1편 기존 독서상식을 비틀어 볼까’와 ‘2편 독서패러다임을 바꿔보자’로 나누어 집필될 계획이다. 1편은 크게 여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백약이 무효! 독서법은 넘쳐나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는 공부와 닮은 ‘이유 없는 독서’, ‘선택이 배제된 독서’, ‘평가받는 독서’, ‘노력으로 하는 독서’의 문제점을 차례로 꼬집으며, 이런저런 시도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기한다. 더불어 두뇌발달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 뇌의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민감기에 잘못 적용되고 있는 독서교육을 지적한 「2부. 그거 알아? 독서가 우리 아이의 뇌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로 이어진다.
다음 「3부. 재미없는데 그냥 끝까지 읽으라고? 그게 가능해?」는 재미의 열쇠를 쥐고 있는 우리 뇌의 비밀과 학습의 재미를 강조한 공자와 듀이의 이야기까지 독서에 있어서 왜 재미가 중요한지 자세히 다루고 있다. 또한 「4부. 책을 통째로 외운다고 해서 문해력이 남달라질까」는 기억과 이해에 머문 저차원적 사고력 중심의 독서교육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고, 21세기 환경에 부합하는 문해력과 독서환경이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은 독서의 차별적 편견을 지적하고 있는데, 「5부. 만화 좀 읽으면 어때? 그런 편협한 생각이 독서의 흥미마저 빼앗는 거야」에서는 제목대로 만화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꼬집으며, 이런 편견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이며, 독서에는 어떤 악영향을 미쳐왔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6부. 대강 읽어도 괜찮아. 강요한다고 정독하겠어?」는 아이들의 독서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정독을 강요하거나 반복독서를 요구하는 등의 요구가 이런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임을 지적하고 있다.

정준환_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며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이다. Microsoft Patners in Learning, 서울시교육연수원을 비롯한 다수의 PBL 연수과정 개발 및 운영에 참여하였고, EBS 최고의 교사(2011.1.7)에 선정된 바 있다. Gamification PBL&Serious Game, 3S-Fun Based Education의 전문 적 실천연구단체인 재미교육연구소(JamlaB.)의 소장이다.
 
교사, 프로젝트학습에서 답을 찾다(2019), 부모, 프로젝트학습에서 답을 찾다(2018), 설레는 수업 프로젝트학습(2016), 재미와 게임으로 빚어낸 신나는 프로젝트학습(2015), 교실 속 즐거운 변화를 꿈꾸는 프로젝트학습(2011), PBL의 실천적 이해(2007), 비즈쿨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등의 저서를 비롯해 PBL과 재미 관련 다수의 논문을 집필하였다.

프롤로그_ 기존 독서상식을 비틀어 볼까

1부_ 백약이 무효! 독서법은 넘쳐나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
#01. 이유가 없는 독서, 공부와 닮았다
#02. 선택이 배제된 독서, 무기력이 학습된다
#03. 감시하고 평가하면, 독서는 감옥이 된다
#04. 노력으로 하는 독서가 문제다
∙잼공독서프로젝트 ➊ 탄생! 나의 이야기를 품은 그림책

2부_ 그거 알아? 독서가 우리 아이의 뇌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05. 놓치면 끝! 두뇌발달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06. 잘못된 독서는 전두엽 발달에 장애요인이 된다
#07. 측두엽 민감기에 받아쓰기라니…
#08. 두정엽이 활성화되는 독서, 창의력이 쑥쑥 자란다
#09. 후두엽, 보는 즐거움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잼공독서프로젝트 ➋ 책방으로 가는 길

3부_ 재미없는데 그냥 끝까지 읽으라고? 그게 가능해?
#10. 마음을 움직이는 독서경험이 재미중추를 자극한다
#11. 공자와 듀이에게 배우는 독서
#12. 재미없는 책, 책임과 의무만 남는다
#13.  유스트레스가 독서의 맛을 살린다 
∙잼공독서프로젝트 ➌ 나의 책 마니또

4부_ 책을 통째로 외운다고 해서 문해력이 남달라질까
#14. 기억과 이해에 머무는 독서, 저차원적 사고력만 기른다
#15. 읽고 듣는 독서에서 질문하고 설명하는 독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16. 21세기의 필수 리터러시, 학력이 아닌 역량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잼공독서프로젝트 ➍ 문장수집가! ○○쪽에 답이 있다

5부_ 만화 좀 읽으면 어때? 그런 편협한 생각이 독서의 흥미마저 빼앗는 거야
#17. 만화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18. 우리들은 만화광이었다!
#19. 학습만화는 죄가 없다
잼공독서프로젝트 ➎ 나는야 만화가, 웹툰에 도전하다

6부_ 대강 읽어도 괜찮아. 강요한다고 정독하겠어?
#20. 누구에게나 읽지 않을 권리가 있다
#21. 독서는 섞는 맛이 있어야 한다?!
#22. 훑어 읽거나, 자세히 읽거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읽다
∙잼공독서프로젝트 ➏ 책과 시, 음악이 있는 오디오북 만들기


∙메이커노트 01. 도전! 온라인 출판물 만들기
∙에필로그. 독서, 프로젝트학습에서 답을 찾다
∙주목하라! 재미교육연구소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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